독물
『삼국지』(진수, 280~289)는 진나라 학자인 진수가 편찬한 중국 삼국시대 역사서로, 《사기(史記)》 《한서(漢書)》 《후한서(後漢書)》와 함께 중국 전사사(前四史)로 불린다. 자전소설 『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』에서 박완서는 어머니가 어린 딸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『박씨부인전』, 『사씨남정기』, 『구운몽』, 『수호지』, 『삼국지』와 같은 이야기마저 수준에 맞게 각색하여 이야기하는 재주가 있었다고 한다. 특히 유년시절 박완서가 세상에서 어머니만큼 『삼국지』를 재미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느낄 만큼 어머니의 『삼국지』 이야기는 생동감이 넘쳤다. 위 소설에서 박완서는 어머니가 바느질하던 손을 높이 쳐들며 "옜다 조조야, 칼 받아라"라고 했을 때 어머니 손끝에서 번쩍이던 바늘 빛이 장검 못지 않게 섬뜩하고도 찬란했다고 기술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