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화

초등학교 3학년, 예배당 친구와의 만남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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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관련 지역
    매동국민학교
  • 관련 연도
    1940
  • 연관검색어
    초등학교, 교우관계

예배당에 다니는 아이에 대해 처음 안 건 국민학교 3학년 때였다. 숙제로 지어온 작문을 차례로 읽는 시간이었는데, 어떤 아이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한테 선물 받은 얘기를 읽었다. 공부를 잘 못하는, 존재 없는 아이였는데, 그 내용 또한 하도 황당해서 무슨 잠꼬대를 하나 하고 들었다. 그러나 선생님은 잘 썼다 못 썼다는 평 대신 “너 예배당에 다니니” 하고 묻는 것이었다. 그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. 그 아이에 대한 경멸과 동네 예배당 길의 적막이 나의 유년기의 기독교에 대한 인식의 바늘구멍만한 시작이었다. 지금 생각해보니 기독교가 혹독한 탄압을 받던 일제 말기의 일이다. — [박완서]나의 크리스마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