공간
황해북도 개성시 용산동의 동남쪽 개풍군 고남리 양릉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로, 원 남산동 지역과의 경계에 장롱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. 박적골에서 개성역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네 개의 고개 중 마지막 고개이며 가장 가파른 고개이다. 농바위고개 앞에는 용수산이 버티고 섰고, 이 농바위고개를 넘으면 개성역이 있는 송도였다. ○ 1938년 봄, 어머니를 따라 고개 네 개를 넘어 개성으로 향하다. — 시골에서 개성까지 가려면 네 개의 고개를 넘어야 했다. 그 중 가장 긴 고개는 긴등고개, 가장 가파른 고개는 마지막 고개인 농바위고개였다. 농바위고개 앞에 버티고 선 산은 고만고만한 동네 뒷산이 아닌 용수산이라는 이름 붙은 산이었다. 긴등고개는 고개라기보다는 산의 능선을 타고 한없이 가야 하는 완만하고 지루한 고개였다. ○ 장편소설 『미망』 — 『미망』에서는 '장롱같이 생긴 바위들이 세간짐을 한 바리 부려놓은 것처럼 우뚝우뚝 서 있고 그 사이에서 달고도 시린 약수가 샘솟'으며, '다리가 아프든 안 아프든 잠깐 쉬면서 개성 시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맞춤한 장소'라고 묘사된다. — 아버지 재득을 매장한 손태남은 농바위고개에 올라 농바위 사이에서 솟는 샘물에 세수를 하고 송도를 내려다본다. 재득은 막벌이로 모은 품삯을 손태남에게 남겼다.